태평로 뒷편 서학당길, 씨스퀘어 빌딩 앞뜰 공간

태평로 뒷편 서학당길, 씨스퀘어 빌딩 앞뜰 공간.

늦은 오후

빌딩들 가운데 이런 공간이 있었다.

태평로 뒷편 서학당길, 씨스퀘어 빌딩 앞뜰 공간- 카페 아모카

스폰지하우스와 카페 아모카는 씨스퀘어 빌딩에 있다. 조선일보 건물만 아니라면 더 좋았을텐데.

전시 소도록, 리플렛, 티켓.

전시도 보고.

애니 레보비츠:렌즈를 통해 들여다본 삶. 티켓과 프로그램

영화도 보고.

 몇 달간 나를 정신없게 만들었던 복학 첫 학기도 월요일 시험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방학이 찾아온 날, 나들이 하는 기분으로 서울을 향했다. 우선 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르누아르 전’을 보았다. 사실 르누아르는 선호하는 작가가 아니어서 아는 것도 별로 없었고, 최근에 연이은 대형 전시-반 고흐, 퐁피두센터, 클림트, 르누아르-의 일환이려니 하는 마음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갔었다. 그래서였을까, 생각했던 것보다 전시가 좋았다. 입장료가 여전히 좀 비싸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평일 낮에 간 덕분인지 사람이 별로 없어서 쾌적하게 볼 수 있었다. (끔찍했던 반 고흐 전과 그에 못지 않았던 퐁피두 센터 전, 그리고 결국 포기한 클림트 전 인파에 비교하면 천국이었다.)
 보면서 ‘르누아르는 역시 색이구나, 이 빛깔이 르누아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대형작품이 오지 않아도, 특별히 유명한 작품이 오지 않더라도 그만이 낼 수 있는 빛깔을 띤 작품들만 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따로 인물이며 배경이며 할 것 없이 그림 전체에서 뿜어져나오는 그 따스한 빛깔 자체가 르누아르의 이상, 낙천적인 세계관을 보여주었다.
 피아노 치는 여성을 그린 작품이 두 점 있었는데(내 짐작이지만 다작을 한 편인 르누아르는 피아노 치는 여성을 그린 그림도 많이 남겼을 것 같다.) 그림 속의 피아노를 보면 르누아르가 살았던 시기-르누아르는 1841년생으로 내 아버지보다 딱 100년 전에 태어나 내 할머니가 태어난 해인 1919년에 세상을 떠났다-에는 이미 피아노의 기술적 발전은 거의 완성된 것처럼 보였다. 업라이트 피아노 하나, 그랜드 피아노 하나. 그림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나 하다니. 허허.

 미술관을 나와서는, 천천히 덕수궁길을 걸어 카페 소반에 들어가 비빔밥을 먹었다. 자주 오진 못하지만 좋아하는 곳. 그리고는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에서 다큐멘터리 ‘애니 레보비츠: 렌즈를 통해 들여다 본 삶’을 보았다. 애니 레보비츠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 없이, 그저 유명한 사진작가려니 하는 생각만 가지고 상영관에 들어섰는데 필름을 보니 그게 아니었다. (마치 스쳐지나가듯이) 수없이 등장하는 유명인사, 셀러브리티들. 그리고 수전 손택. 존 레논이 죽기 5시간 전에 찍었다는 사진보다, 수전 손택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사진이 더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그녀는 수전 손택과 특별한 사이였다.

 다큐멘터리를 다 보고나서는 같은 건물에 있는 카페 ‘아모카’의 바깥 테라스 쪽에 자리를 잡았다. 펜과 노트를 꺼내 들고 다큐멘터리에 대해, 이날 하루 있었던 일들에 대해 다시 떠올리며 글을 끄적였다. 좀 억지스러운 생각일런지는 모르겠지만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애니 레보비츠의 모습에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가 겹쳐보였다. 시대도 배경도 활동 영역도, 삶의 궤적도 전혀 달랐던 두 사람이지만, 리얼리즘이나 사회참여적인 화풍을 거부하고 이상적인 모습-자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끈질기게 그렸던 르누아르와 (수전 손택 때문에 잠깐 르 포르타주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주로 남다른 아우라를 이미 갖고 있는 유명인들을 사진으로 담아오다가, 패션 사진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강렬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인위적인 연출사진을 찍어온 애니 레보비츠가 어쩐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족을 아끼고, 가족들의 모습을 즐겨 담아왔다는 것까지도.

테이블 위의 햇살.

하지夏至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지 햇볕이 강렬했다.

테라스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바깥쪽 자리에도 앉았다.

The Oxford Book of English Short Stories

The Oxford Book of English Short Stories. Edited by A. S. Byatt. (2009, Reissue Edition.)

The Oxford Book of English Short Stories

Saki의 단편도 실려있다. 체스터튼, 울프, D.H. 로렌스도. 총 3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하루 전에 산 것이지만) 옥스포드에서 나온 잉글랜드 단편 소설 모음집을 샀다. 소유Possession(1990)로 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작가 바이어트가 편찬한 것으로, ‘스코틀랜드’도 ‘웨일즈’도 아닌 ‘잉글랜드’ 단편들만 모았단다. 원래 다른 책을 보러 외국책 서가를 뒤지다 우연히 눈에 띄었는데, 표지와 구성이 마음에 들어서 들춰보았다가 바이어트의 서문을 읽고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 ‘잉글랜드스러움Englishness’에 대해서 고민 끝에 작품들을 골라냈는데, 잉글랜드 자체를 소재로 하거나 영국 스타일에 대한 선입견이 담긴 작품들은 조심스레 걸러냈다고. 분량도 제각각, 장르도 다르지만 모두 읽으면서 목덜미를 짜릿하게 할만한 즐거움과 만족을 주는 작품들을 골랐다는 말. 거기에 사키도 들어있다니. (이 책에 실린 사키의 단편, ‘평화의 장난감’은 사은님이 번역을 하셨다.)

 카페에 앉아서 간만에 찾아온 여유로움을 느긋하게 즐기려는 순간, 뭔가 허전함을 깨달았다. 르누아르 전시를 보는 내내 음악을 틀어두었던 아이팟 셔플의 행방이 묘연한 것. 분명 돌아다니다 어디선가 흘린 것이 틀림없었다. 카메라에 신경쓰느라 아이팟을 신경쓰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행적을 돌이켜 볼때 식사를 한 카페 소반에 두고 나왔을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그곳에서 식사를 했을 때는 오후 3시가 넘었던 시각이라 한가했고, 스탭들도 한쪽(예약단체석으로 주로 쓰이는 대청마루)에서 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어서 그 직원들이 퇴근한게 아니라면 날 기억하고 있을 것 같았다. 어디 도망가지는 않았을 거라고, 그곳에 가면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편히 가지려고 했지만 결국 얼마 버티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소반에 도착했을 무렵은 저녁 시간대로 가게가 한창 붐비는 때였는데, 그 바쁜 와중에도 스탭들은 날 알아보았고. 직원은 “금방 찾으러 오실줄 알았는데…” 라는 말과 함께 미소 띤 얼굴로 셔플을 건네주었다. 고맙습니다. 참, 칠칠치 못하죠? 그곳에서 다시 신문로로 나왔을 때는 이미 7시가 넘은 시각. 길고 긴 여름의 해는 천천히 서쪽으로 기울면서도 여전히 빌딩 숲 사이로 하늘을 환히 비추고 있었다.

2009/06/25 02:31 2009/06/25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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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크로즈의 생각

    Tracked from dalcrose's me2DAY 2009/06/25 03:29 Delete

    어느 여름 날에.

  1. # yuna 2009/06/27 16:01 Delete Reply

    (카페의 여유로움이 날아가긴 했지만) 찾아서 다행!
    저도 그 책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1. Re: # 달크로즈 2009/06/27 22:59 Delete

      네, 찾아서 다행이죠!! 휴...
      사실 저 책은 일단 뒤로 미뤄놓고, 지금은 Northern Lights라는 책을 읽고 있어요. @.@;

  2. # 피렌체 2009/06/27 23:09 Delete Reply

    우엇, 전 월요일에 보러갈려고 하다가 휴관인걸 알고는 까페소반에서 비빔밥을 먹었어요. ㅋㄷㅋㄷ 결국 목요일에 보러갔다왔답니다.

    1. Re: # 달크로즈 2009/06/27 23:17 Delete

      월요일은 아무래도 위험하죠~!!
      조만간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 보러 정동에 한번 더 갈 듯 해요. :)

  3. # 나우시카 2009/07/29 11:47 Delete Reply

    아.. 이 블로그 너무 어렵다~ 하하 아무튼 반가워요. 나우시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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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팬을 읽었다. 이 ‘자라지 않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해서 아마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유명하기 때문에 책으로는 잘 읽히지 않는다. 잭 자이프스는 펭귄 클래식 판에서 서문의 첫 장을 이렇게 시작한다.

소설 『피터와 웬디Peter and Wendy』는 주요 인물인 피터 팬 덕분에 유명해졌으나 오늘날까지도 원작으로는 잘 읽히지 않고 있다. 물론 수많은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피터 팬을 알고 있지만 그건 소설을 통해서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바르 갈리엔, 진 아서, 메리 마틴과 같은 여배우들이 피터 팬으로 등장하기도 하는 연극 무대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피터 팬을 접한다. 사실 어린이와 어른 대다수가 피터 팬과 그 주변 인물들을 알게 되는 건 디즈니 도서, 텔레비전 각색물, 피터 팬 관련 각종 상품, 피터 팬의 현지어 상연,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후크」를 통해서다. 따라서 J. M. 베리의 소설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Peter Pan in Kensington Gardens』(1906)과 『피터와 웬디』(1911), 희곡 『자라지 않는 소년, 피터 팬Peter Pan, or The Boy Who Would Not Grow Up』(1928년 최종본)을 원작으로 읽어 본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또한 피터 팬을 원작으로서는 읽어본 일이 없었다.(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책으로 피터 팬을 읽었던 것도 같지만 아마 그건 어린이용으로 아주 짧게 각색된 버전이었던 듯 싶다.) 심지어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터 팬’조차 보지 않았으나, 어린 시절부터 당연하다는 듯이 피터 팬을 알고 있었다. 피터 팬과 웬디. 팅커 벨. 그리고 후크 선장까지도. 피터 팬 책이 잘 읽히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별 다른 노력없이 다른 경로를 통해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내가 가장 최근에 접한 피터 팬의 ‘또다른 버전’은 공연장에서 일할 때 접한-그리고 요즘도 공연하고 있는- 서울뮤지컬컴퍼니의 가족 뮤지컬 ‘피터 팬’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나는 일하며 그 공연을 지켜봤을 때 ‘보나마나 애들 상대로 돈 좀 벌어보려고 급조한 뮤지컬이겠지’하고, 좀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것 같다. 하지만 원작-뮤지컬의 원작은 아마도 소설 ‘피터와 웬디’가 아니라 희곡 ‘자라지 않는 피터 팬’이겠지만-을 다 읽은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뮤지컬은 극을 아동용 뮤지컬로 바꾼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원작에 충실했고, 전반적으로 꽤 준수한 수준의 공연이었다. 그리고 기억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영화 ‘파인딩 네버랜드’도 있다. 조니 뎁의 새영화로서 몇 해전 꽤 기다려서 보았던 ‘파인딩 네버랜드’는 피터 팬의 작가인 J.M. 베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였다. 제임스 매튜 베리는 꽤 흥미로운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잭 자이프스의 서문에도 J.M. 베리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길게 나온다. 베리의 일대기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그와 실비아 루엘린 데이비스 가족과의 인연을 맺는 부분인데 이 부분은 ‘파인딩 네버랜드’의 직접적인 줄거리가 되는 소재이기도 하다.

어쨌든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화자가 상상의 세계를 펼쳐내는 장면. ‘네버랜드’는 판타지 소설에 종종 나오는 다른 차원의 세계, 아예 완전히 만들어져 가공된 채로 존재하는 세계가 아니라 마치 현실의 그림자처럼 존재하기는 하지만 명확하지 않고 아이들의 상상에 기대어서만 드러나는 세계이다. 실제 현실에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일을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설명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래된 동화 같은데서 찾아볼 수 있는 그런 것, 지나치게 친절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신선하고 상상하기가 편한 그런 점. 또 한편으로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기억 속 캐릭터들과 소설 속 캐릭터를 맞춰보는 재미가 있었다. 종잡을 수 없는 피터 팬의 성격과 그것을 별다른 불평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웬디와 잃어버린 아이들. 후크 선장은 내 머릿속에 인지하고 있는 것보다도 훨씬 악역답지 않은 악역이었다. 물론, 악역답지 않아도 악역임에는 틀림 없지만. 그리고 마지막 장인 제17장, ‘웬디가 어른이 되었을 때’ 달라진 점도 눈치 채지 못하는 예전 모습 그대로의 피터 팬이 나타나 웬디의 딸 제인을, 또 제인의 딸 마거릿을 데리고 매년 봄맞이 네버랜드로 떠난다는 마지막은 참 좋았다. 그 동안 접했던 여러 애니메이션, 소설 등에서 접했던 마무리 방식의 시초가 되었을 법한 그 마지막.

펭귄 클래식 코리아 판 피터 팬에는 소설 『피터와 웬디』과 이어서 처음으로 피터 팬이 등장하는 작품인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도 함께 실려있다. 이 짧은 소설 속 피터 팬은 우리가 아는 피터 팬과는 사뭇 다른 또다른 버전의 피터 팬이다. 런던의 켄싱턴 공원과 하이드 파크를 구분 짓는 서펜타인 호수 속 저 멀리 있는 섬에서 살아가는 피터 팬. 조금 무서운 아서 래컴의 삽화 때문인지 『피터와 웬디』보다는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피터 팬이 두번째로 엄마를 찾아 돌아갔다가 결국 닫힌 창문에 좌절하고 돌아오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이 에피소드는 『피터와 웬디』에서 한차례 언급되는 말의 배경이 된다.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 동상

켄싱턴 공원에 있는 피터 팬 동상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은 읽는 내내 내내 딱 1년전의 영국 여행이 떠올리게 했는데, 그건 켄싱턴 공원이라는 장소 때문이었다. 런던에 머물렀던 일주일. 유일하게 가봤던 런던의 로열 파크가 바로 켄싱턴 공원Kensington Gardens이었다. 숙소 자체가 사우스 켄싱턴 Queens Gate 로드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Queens Gate를 따라 죽 올라가기만 하면 바로 켄싱턴 가든의 Queen’s Gate로 이어졌다. 하이드 파크나 세인트 제임스 파크 같은 다른 공원에도 가보고 싶었지만 끝내 가보지 못했던 기억과 더불어 유일하게 남아있는 켄싱턴 가든의 추억. 오랜만에 여행 기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


자라지 않는 소년, 피터 팬

동상을 둘러싼 기단부 앞쪽에 붙어있는 판. 1912년부터 이곳에 자리잡았다고 한다.

좀 멀리서 본 모습

조금 멀리서 본 모습. 이날 함께 했던 일행도 찍혔다.

동상 옆에서

1년 전의 모습인데 왠지 조금 낯설다.

피터 팬 아래 디테일을 좀 더 가까이에서

당시엔 이게 '웬디와 잃어버린 아이들'인 줄 알았으나, 사실은 켄싱턴 공원의 피터팬에 나오는 요정들이었다.

피터 팬

마지막으로 찍어 둔 피터 팬.

- J.M. 베리의 ‘피터 팬’ 작품들은 저작권 보호기간이 지나 퍼블릭 도메인이 되었기 때문에 아래 링크된 곳을 통해 원문을 읽을 수 있다.(모두 영어)

『피터와 웬디』 http://www.gutenberg.org/etext/26654

『켄싱턴 가든의 피터 팬』 http://www.gutenberg.org/etext/26998

희곡 『자라지 않는 소년, 피터 팬』 http://gutenberg.net.au/ebooks03/0300081h.html

2009/01/24 01:55 2009/01/24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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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크로즈의 생각

    Tracked from dalcrose's me2DAY 2009/01/24 02:18 Delete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하나 썼다. 사진을 제외한 글 대부분은 Windows Live Writer로 써서 올린 것. 참, a77ila님이 쓰신 이 책에 보면 '후크 선장'과 'Thesaurus' 이야기가 나온다. 읽으면서 이 부분을 찾아보려 했는데 알고보니 그 부분은…

  2. 달크로즈의 생각

    Tracked from dalcrose's me2DAY 2009/08/04 00:25 Delete

    펭귄클래식판 '피터 팬'에 서문을 썼으며, 작년 '동화의 정체'라는 책이 번역출간 되기도 한 잭 자이프스가 엮은 책. 근데 원제와 비교해 안드로메다로 간 듯한 제목은 그렇다쳐도, 원래 책 구성의 절반정도는 날려먹은 이 이상한 편집은 대체 뭘까? 독점계약이 아깝다.정말!

  1. # lckbless 2009/01/24 12:42 Delete Reply

    일행은 설마 그 비글의 주인분?!!

    1. Re: # 달크로즈 2009/01/24 14:11 Delete

      무슨 소리야. -.-;
      영국 여행에서는 호스텔 같은 방 사람들끼리 하루,이틀씩 같이 다니곤 했었지!

  2. # lckbless 2009/01/25 01:33 Delete Reply

    아 영국에서 찍은 사진이구나 ㅡㅡ; 아까는 글을 자세히 안 봐서...

  3. # 김미들 2009/01/27 01:45 Delete Reply

    오랜만의 포스트네요! <모두 영어>의 압박..

    1. Re: # 달크로즈 2009/01/28 02:31 Delete

      아.. 그게 원작은 퍼블릭 도메인이 되었어도 번역본은 좀 이야기가 달라지는지라.. ㅠ_ㅠ 누가 번역좀 해서 퍼블릭 도메인에 기증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나저나 오랜만에 뵈니 반갑습니다. 미들님! :)

  4. # 보라 2009/05/06 16:37 Delete Reply

    오와, 나도 4월인가, 그즈음에 강의 과제로 읽은적이 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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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란 상품은 돌고 돌아야 하는데 늘 구매하는 사람만 구매한다. 나는 사랑을 쟁취하는 자들에게 피해 의식을 가지고 있음이 틀림 없다. R의 미니홈피에 가면 남자 친구가 이벤트를 해 준 사진이 올라와 있다. (……) 사진은 분명 보라고 있는 것이다. 숨기고 싶은 것들은 올리지 않는다. 그 남자는 다른 여자를 사귀어도 그런 이벤트를 해 줄 것이다. 자기만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R역시 다른 남자를 만나도 그런 이벤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R은 그런 이벤트를 늘 받아왔으므로 다른 남자를 선택할 때도 그런 이벤트를 해 줄만한 남자를 골라서 사귈 것이기 때문이다. 관성의 법칙이라는 게 그렇다. 엇갈리는 사람은 엇갈리기만 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기만 하고, 아픈 사람은 아프기만 하다. 재화만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을 배급받지 못한 나는 내 사랑을 앗아간 것처럼 사랑하고 있는 자들을 시기한다.1

 - 고예나, 마이 짝퉁 라이프 중에서.

 "우린 아무래도 이번 생에는 연애 같은 건 안되는 건가 봐. 이번 판은 접고 다음 생에나 잘 해보자."
 그다지 오래 된 일은 아니지만 T와 농담처럼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은 적이 있었다. 연애를 피한다고 해야하나, 포기한다고 해야하나. T는 희귀병을 앓게 된 이후로 이런 경향이 강해졌다. 그때 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 어떤 연유로 크게 상심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도 그렇고, 내 주변에는 연애를 한번 제대로 못해 본 친구들이 많다. 특히나 또래의 친구들. 사람들은 끼리끼리 어울린다더니 과연 그 말이 이런 면에서도 유효한 모양이다.

 4년쯤 되는 시간동안 두 사람 정도를 좋아했다. 그 언저리에 가까이 갔던 적은 있었지만 결실을 맺었던 적은 없었다. 잊을 만 할 때마다 한번씩 누군가에게 반하고, 버텨낼만 하다가 가끔씩 곁에 있어줄 누군가를 찾는 것은 단지 내가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이어서일까. 번번히 어긋난 마음을 확인하고 홀로 가슴 아파할 때면 내가 그토록 갈구하는 그 마음이, 그 대상이, 그 감정이 무엇인가를 자문하게 된다. 그저 곁에 두고 이런저런 재미없는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는 걸까, 아니면 반대로 누군가의 이야기가 듣고 싶은 걸까, 그저 누군가에게 내가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받고 싶은 걸까. 글쎄, 설사 연애 경험이 있다 해도 쉽게 알 수 없는 문제일테니 연애 경험이 없는 내가 스스로 생각해본들 이런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리가 없다. 어쩌면 바로 이게 내가 연애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난 죽을 때까지 연애를 못해 보고 말테고, 아마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을 것이라고, 괜히 고집스러운 마음을 품어 본다.

 어떤 질문에도 답을 내지 못하고, 그 괴로움 앞에 그대로 남겨졌을 때. 나는 책을 읽으며 위안을 얻었다. 가끔은 좋은 영화, 좋은 음악이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역시 나에게 가장 좋은 벗은 책이다. 가장 오랜 친구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연애를 여러번 겪어 본 일이 없으니 불가능한 일일텐데도, 가끔씩 책 속에 담긴 연애담, 그 감정들에 마치 겪어본 것처럼 공감을 하고는 했다. 연애란, 사랑이란, 한가지 원형의 수많은 반복이기 때문에 단 한번의 -그것도 완전치 않은- 연애 속에서도 모든 감정을 겪어 볼 수 있는 것일까. 어쩌면 예전 어느 책에서 읽었던 것처럼 내 안에 잠자는 존재하지 않은 일의 기억이 잠깐 깨어났기 때문일런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가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더니 이번 수상작을 쓴 고예나는 나와 단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1년의 차이는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녀와 나는 거의 같은 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첫 부분부터 친숙한 인상을 받았는데, 그건 책 속의 글투가 (역시 나와 동세대인) 복숭아 님의 블로그 속 글과 닮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나이가 비슷해서일까. 연애와 삶을 대하는 태도마저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기묘할 정도로 현실감을 느꼈다.

 최근 해외에서 건너온 칙릿의 영향 대문인지 한국 소설시장에 30대 여성의 삶과 사랑을 '쿨하게' 다룬 책들이 제각각 '수상작'의 타이틀을 달고 쏟아져 나왔다. '쿨하게 한걸음', '스타일',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 등등. 작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었던 '걸프렌즈'도. 다른 책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걸프렌즈'에는 실망이 컸다. 정말 쉽고 빠르게 읽혔지만 공감을 하기에는 힘들었다. 그건 내가 30대 여성이 아닐 뿐더러, 그렇게 쿨하지도 시크하지도 않기 때문이었다.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바로 그런 것이었다. 비록 김애란처럼 탄탄하지는 않아도, 김주희처럼 환상적이지는 않아도, 20대의 삶과 연애를 너무 가볍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게 담담한 듯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왜 지금 내 감정상태가 '슬픔'인지 모르겠다. R은 내게 말했다. 미니 홈피의 감정을 바꾸면 진짜 기분도 환기된다고. 그 말이 맞다면 나는 오늘 내 미니 홈피의 감정을 바꿔야겠다. '그냥'보다는 '파이팅'이 좋겠다. (……)

  미니 홈피의 감정에 자신이 원하는 감정을 의탁하는 R이나 가짜 문자에 매일 행복해하던 나나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R의 말대로 우린 가짜로 인해 진짜를 위안받고 사는 것일까.2

 ‘세상이 만든 진실이 미워지면 너만의 가짜를 만들어라. 가짜로 인해 행복해 하는 나를 보고 부러워해줄 누군가가, 나의 가짜 감정에 속아줄 누군가가 우리는 필요하다.’3 주인공 입을 빌린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가짜가 진짜가 되는 시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로 둘러싸인 세상을 살고 있다. 당장에 지금 이 순간 인터넷에 접속해서 보고 있는 것들도 실체가 없는 가상의 것.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는 것들로 넘쳐난다. 가짜가 없으면 위안받지 못하는 삶이라.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조금 슬퍼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진실의 유효기간이 짧아지는 시대에 ‘짝퉁’은 오히려 마음을 치유하는 여백일 수도 있다”4라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본다. 



ps. 수상 후 책 나오는게 생각보다 늦어져서 wzd.com 내 페이지에서 기사 검색 위젯을 활용해 '고예나' 키워드로 기사 검색을 해뒀는데, 이게 의외로 괜찮았다. 계속 결과가 갱신 되니까, 처음 수상 소식부터 책 출간 뒤 인터뷰와 리뷰 기사까지 찾아보기 쉽다. 그런데 인터뷰는 꽤 많이 헀는데 신인작가의 책 홍보용 인터뷰라 그런지 작가 말은 딱 한마디 정도 인용되는 수준..;


마이 짝퉁 라이프 - 8점
고예나 지음/민음사
  1. 고예나, '마이 짝퉁 라이프', 민음사, 2008. p.102 [Back]
  2. 위의 책, p.222 [Back]
  3. 위의 책, p.244-245 [Back]
  4. 동아일보, 2008년 6월 28일자 [문학예술]“짝퉁은 마음을 치유하는 여백”…‘마이 짝퉁 라이프’ 에서. [Back]
2008/07/03 19:00 2008/07/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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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크로즈의 생각

    Tracked from dalcrose's me2DAY 2008/07/03 19:30 Delete

    가짜로 인해 진짜를 위안받는 삶 - 고예나의 마이 짝퉁 라이프. 내 취향에 딱 맞지는 않았만- 그래도 좋았다. 그나저나 84년생 작가라니. 내가 나이를 먹은건가, 작가가 젊은 나이에 등단을 한건가?;

  2. 고예나 - &lt;마이 짝퉁 라이프&gt;

    Tracked from Fly, Hendrix, Fly 2008/10/22 00:32 Delete

    마이 짝퉁 라이프 - 고예나 지음/민음사 처음 책을 잡았을 때는 "뭔가"가 있으리라는 생각이었다. 어쩔 수 없이 시대가 밀어넣는 시궁창 같은 상황에서 살아가는 같은 세대가 궁금했다. 그런데 다 읽고나니, 허무하고, 공허하고.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감성을 얻은 것도 아니다. 정말 잘 모르겠다. 뭐지? 20대의 허무함? 짝퉁을 진짜처럼 입는 R에 대한 생각? 칙릿을 안 읽어본 것도 아니고, 차라리 <The Devil wears Prada> 같은 경우에는..

  1. # lckbless 2008/07/03 22:11 Delete Reply

    나야 작가들이 대개 몇살에 등단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모르니까 할 말이 없다마는 단 하나 확실한 것은 네가, 아니 우리가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것.
    운동선수들은 지금쯤의 우리의 나이면 이제 한창 왕성하게 활동을 하며 자기 이름을 날릴 때이고 프로 바둑기사로 말할거 같으면 잘나가는 사람일 경우 국제대회 우승정도는 최소 한번은 해봤을 나이고... 아인슈타인은 이미 상대성 이론의 이론적인 기초정도는 생각해냈던 나이이기도 하고 말이지...
    나이 24살이라면 어느 분야에서건 그 분야에서 정말 앞서가는 사람이라면 이미 어느정도의 명성을 누리며 큰 활약을 하고 있을 나이란 말이지.
    어렸을 때부터 항상 '나는 뭔가 다른사람과는 틀릴거야. 나만의 특별한 무엇인가를 갖고 있을거야. 지금은 나이가 어린 이유로 그다지 드러나지 못했지만.' 이라는 전혀 근거없는 자존심이 조금씩 조금씩 현실을 알아가며 '나 또한 특별할 것 하나 없는 그저 세상의 흔해터진 사람들중 하나'라는 것을 받아들여가는 것 같아.
    이런 걸 보고 '나이를 먹어간다'고 하는 거겠지...

    1. Re: # 달크로즈 2008/07/04 01:35 Delete

      그렇소!! 그렇소!! 우리는 이미 어리지 않고, 한살씩 늙어가고 있는 것이오!

      흑. ㅠ_ㅠ

  2. # A. 2008/07/06 01:23 Delete Reply

    어디 번데기앞에서 주름을..

    1. Re: # 달크로즈 2008/07/06 11:48 Delete

      난 주름이 있다면 펴고 싶은 사람인데.. ^_^;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왜 이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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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 통신

Posted 2008/03/10 15:41, Filed under: 기록/일상 이야기
종이컵통신에서

홍대의 카페, '종이컵통신'에서.

 경칩이 지나면서 날씨도 완연히 따뜻해진 봄날. 니야님이 요즘 작업차 자주 들르신다는 홍대 부근의 카페, '종이컵 통신'에 갔었다. 예쁜 골목에 위치한 그림같은 카페는 아니지만, 깔끔한 인테리어와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장소였다. 손님도 너무 많지 않아서 작업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다. 혼자서 책을 읽다, 여행노트를 정리하다, 여행기에 쓸 사진을 찍다가. 카페로 '출근'하신 니야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왔다.

 남들은 개강이다, 입학이다 바쁠 시기인데 일이 적어서 갑자기 시간이 많이 남게 되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는 것은 언제든 바라던 일이었고, 비어있는 일상을 틈틈히 채워나가는 것도 좋아하는 일이지만.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다보니 시간이 남을수록 오히려 힘들어지는 것도 같다. 내가 남는 시간을 시간없어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좀 나눠줬으면 좋겠다고. 쉬다보면 자연히 떠오르는 이런저런 생각들로 자기 위안을 삼아 버텨본다.

일부러 골라앉은 창가의 널찍한 테이블.

책은 하루만에 다 읽었다.

 이날 하루만에 다 읽어버린 소설, '베르메르 VS. 베르메르'. 팩션이라고 불리는 소설류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한국에서도 이런 책이 나와도 괜찮겠지 싶다. 한국 작가가 쓴 책답게 번역 소설보다는 훨씬 빠르고 편하게 읽힌다는 명확한 장점이 있다. 허구인 이야기에 사람들이 널리 알고 있는 사실을 섞어서 최대한 진짜처럼 느껴지게 만든 소설이 '팩션'이라면, 이 소설은 전형적인 서양식 '팩션'보다는 (기사에서 밝히고 있는 대로) 완전한 허구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소설에 더 가깝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주인공의 이름과 배경, 주요 인물들은 모두 가상의 것들로 채워져있다. (엑스트라로 소모되는 네덜란드인의 이름과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도 제법 유명한 네덜란드 출신 축구선수 이름이 대거 등장한다.) 사실 이 책이 대단한 점은 '팩트'는 없지만 실제 일어난 일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분위기다. 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는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절히 이야기에 끼어드는 서양 근현대미술사가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책을 읽으면서 미묘하게 고유명사가 바뀌어있는게 신경쓰이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두번째 사진속에 화보의 주인공인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가 이 소설 속에선 '존 홀먼 밀레이(윌리엄 홀먼 헌트와 섞은 듯)'로 바뀌어 등장한다거나 하는 점이었다. 지난 런던여행길에 다녀온 '런던 아트 페어'도 책 속에 등장한다. 1월달이 아니라 12월달에 하는 것으로. 아마 의도적으로 장난을 쳐놓은 것 같다. '작가의 말'에서처럼.

 빠르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고, 미술과 관련된 이야기는 흥미로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읽은 후에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결말이 아쉬웠기 때문이리라.

까만 에스프레소 잔.




2008/03/10 15:41 2008/03/1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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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Rick 2008/03/13 15:01 Delete Reply

    저 스테들러펜 필기감 짱좋달!!!<- 괜히 반가운 나!

    1. Re: # 달크로즈 2008/03/17 01:10 Delete

      맞아맞아!!
      나도 너무 좋아서, 영국 여행 내내 여행노트 적을 때 저 펜 사용했었어. 몰스킨 한권을 거의 다 쓰니깐 잉크가 좀 마른(?) 것 같아서 새로 하나 더 샀고. :)

  2. # OpenID Logo세이지아 2008/03/14 00:53 Delete Reply

    겸사로~ 새RSS땡겨가영 ~_~

    1. Re: # 달크로즈 2008/03/17 01:11 Delete

      오랜만~ ^_^

  3. # purpleb 2008/05/30 19:12 Delete Reply

    우와. 저도 저 스테들러 펜 써요! 색상별로 사서 보스 책상에도 놔드리고 회의실에도 놔드리고..온통 저 펜인데 여기서 보니 더 반갑네요!(샤프도 저 라인^^)

    1. Re: # 달크로즈 2008/06/04 03:40 Delete

      앗, 반갑습니다. 퍼플비님!

      저도 이 펜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애용하고 있답니다. (샤프도요!)
      조금 비싼게 흠이지만, 필기구도 의외로 가격과 성능이 비례하는 것 같아요. 완소 스테들러! ^_^;

  4. # pooroni 2008/11/05 11:02 Delete Reply

    앗 저도 저 펜 쓰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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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을 사모으느라 든 돈이 얼마였는진 묻지 마시길.;

 주변 사람의 조언 말고도 여행 계획을 세우기 위해 참고한 것은 여행 가이드북이었다. 첫 여행이기에 불안하기도 했고, 영국'만' 여행한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아 아주 자세히 도움을 얻을 수 없었다는 이유도 있었다. 교보문고에 가서 여행 가이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한국어로 된 여행 가이드는 대부분 '런던' 만 나와있거나 '유럽여행'으로 합본 된 것들 뿐이었기 때문에, 원서로 된 여행 가이드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젠 여행 가이드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론리 플래닛 말고도 여러 종류의 책들이 나와있었는데, 오랫동안 잡고 살펴보니 아무래도 론리 플래닛의 편집이 가장 무난하고 보기 쉽게 되어 있는 것 같았다.

  본격적인 여행 계획을 생각하기 시작한 게 여행 떠나기 한달 전쯤이었고, 그때부터 한두번씩 서점에 들러 책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는데, 여행 가이드가 너무 재미있는게 아닌가! 단순히 여행할 지역에 대한 정보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여행지의 역사, 읽을만한 책/영화들, 문화에 대한 정보까지 모두 담겨있었다. 여행 가는 대신 여행 가이드를 읽으며 여행 분위기를 낸다는 말을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틈틈히 서점에 들러 재미삼아 한참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걸로 나름의 이유를 대며 한두권씩 사오다 보니 결국 집에 영국 여행 가이드만 산더미처럼 쌓이게 되었다. (쌓아두니 두께만 약 15cm 정도 되는 것 같다. 사실, 이 책들 외에도 Wallpaper* 잡지에서 나오는 시티 가이드 런던을 주문했었다. 그런데 교보문고에서 해외거래처에서 책을 구할 수 없다고 주문을 취소했기 때문에... )

 여행 가기 전에 구입한 여행 가이드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각 항목은 출판사, 제목, 저자, 에디션, 출간시기 순서다 )

 1. Lonely Planet / England Travel Guide / David Else 외 / 4th Edition / 2007년 3월
 2. Lonely Planet / London City Guide / Sarah Johnstone & Tom Masters / 5th Edition / 2007년 1월
 3. Lonely Planet / Wales Travel Guide / David Atkinson & Neil Wilson / 3rd Edition / 2007년 5월
 4. Lonely Planet / London Encounter / Sarah Johnstone / 1st Edition / 2007년 5월
 5. Lonely Planet / Best of London / Sarah Johnstone / 3rd Edition / 2004년 9월
 6. 안그라픽스 / 베스트 런던(론리 플래닛) / Steve Fallon / 개정판(2rd Ed) / 2006년 6월
 7. 시공사 / Just Go 런던(와가마마 아루키) / 편집부 / 08~09 최신개정판 / 2007년 11월

 이렇게 총 7개의 책이었다.
이밖에 도움을 받은 여행자료로는 윙버스의 빅맵 런던편이 있었다.

 물론 지금와서 돌아본다면 이 모든 책을 다 사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짓이다. 위의 리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이 책들 중 3권은 저자가 겹치기까지 한다. 하나둘씩 사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지만, 한꺼번에 잘 검토하고 샀다면 이중에 절반은 사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구입한 것.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는 이 모든 책을 다 참고했다. 하지만, 여행지에 이 모든 책을 다 가져갈 수는 없으니, 이 중에서 여행을 함께 할 가이드를 따로 골라내야 했다.

여행 길에 함께 한 가이드북들.

 탈락하지 않고 내 여행에 동참한 여행 가이드는 일곱 권 중에 다섯권이었다. 여전히 많았지만, 빼기엔 아쉬운 이유가 한가지씩은 있어서 제외할 수가 없었다. 론리플래닛 잉글랜드는 유일한 '잉글랜드' 전역에 대한 가이드였고, 런던 시티 가이드는 내가 가진 런던 책 중에서는 가장 자세했다. 런던 인카운터는 올컬러에 모든 가이드 중에서 가장 편집이 마음에 들었고 책 자체도 이뻤다. Just Go 런던은 08~09 최신 개정판이라는 말에 혹해서 샀던 것인데, 쇼핑 정보에 할당된 분량이 나에겐 불필요할 정도로 많았고 결정적으로 지도가 너무 부실했다. (이런 지도 하나만 보고 길을 찾아다니는 한국 배낭여행자들은 정말 대단하다. 지역 정보보다는 런던 여행 전반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는 그럭저럭 쓸만한 듯.) 그래서 막판까지 가지고 갈지 고민을 하다가 '유일한 한국어 가이드북'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챙겨담았다. 그리고 웨일즈는, 여행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웨일즈 여행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기에 혹시 몰라서 챙겨갔던 것. 그러나 역시 웨일즈는 가지 못했다.

 이 책들을 참고해 직접 여행을 다녀온 입장에서 단 한권의 책을 권한다면 역시 론리 플래닛에서 작년부터 새로 내놓고 있는 인카운터 시리즈의 런던을 꼽겠다. (사진에서 가장 위에 있는 작고 두꺼운 책) 올컬러에 편집에 보기 좋게 잘 되어있을 뿐더러, 휴대하기 좋게 책도 작고, 무엇보다 포함된 Pull-out 지도가 정말 쓸만하다. 가이드북에서 따로 떼어내 가지고 다닐 수 있어서 편리하고, '런던 시내 전역'에 대한 지도인데도 다른 가이드북의 지도에 비해서 Street(나 Road) 명이 자세히 나와있는 편이었다. 아주 몇번의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런던을 다니는 내내 이 지도만을 보고 다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오히려 한국 여행자들한테 길 잘 찾는다는 소리를 몇번씩 들었으니까. (물론, '지도'만을 따로 구입한다면 이 지도보다 더 쓸만한 지도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가이드북에 담긴 내용도 좀 간략하기는 하지만 필요한 정보는 고루 담고 있다. 약 일주일 남짓 런던에 머무른다면 가장 쓸모가 있을 여행 가이드다. 서점에서 살펴본 바로는 다른 인카운터 시리즈도 괜찮은 듯 했다. 쓸만한 여행 가이드를 고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



2008/03/01 14:22 2008/03/0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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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pooroni 2008/04/01 16:27 Delete Reply

    좋은정보네요! 다음에 갈일이 있으면 꼭 참고해야겠어요~ 지갑이 가벼운 전 도서관에서 여행책자 빌리는것도 좋더라구요~

    1. Re: # 달크로즈 2008/06/04 03:32 Delete

      네. 저도 이것 때문에 대출혈이.. ㅠ_ㅠ
      여행 책은 좋아하는데, 너무 뻔한 책은 또 싫더라구요. 뻔한 여행기보다는 차라리 여행 가이드북를!

  2. # 딸기뿡이 2008/06/08 21:42 Delete Reply

    론리에서 '인카운터 시리즈'는 일반 론리하고 어떤 점이 달라요? 일반 론리도 지도 설명 잘 되어 있고 숙소며 교통정보 정말 좋잖아요. 두꺼워도 내용이 그만큼 알차니까.. 안 그래도 쿠바 여행 떠나는 분이 계셔서 론리를 선물해드릴까 하는데 '인카운터 시리즈'와 일반 론리가 있잖아요. 저는 그거 보면서 이게 뭐지 했다니까요. 제가 론리살 때는 인카운터 시리즈 없었는데에~

    1. Re: # 달크로즈 2008/06/10 01:08 Delete

      음- 우선 '일반 론리'라고 부르는 '파란색 론리 플래닛' 책에도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대륙별(Multi-city & Region Guide)이나 국가별(Country Guide) 가이드가 있구요, 시티 가이드(city guide)가 있지요. 그리고 얇고 작은 'Best of' 판이 있어요. (이게 론리 플래닛 공식 웹사이트의 분류법!)

      그리고 비교적 최근 나오기 시작한 인카운터(Encounter) 시리즈는 기존의 '새파란' 옆면과는 달리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나와 있지요.
      (이 밖에도 Shoestring Guide 같은 다른 게 더 있지만 일단 우리나라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론리 플래닛 트래블 가이드는 이게 다인 것 같습니다.)

      복잡해보이지만, 사실 '파란색' 책들은 다루는 범위만 다를 뿐 거의 같은 방식이에요. 이미 읽어보셔서 아시겠지만 론리 특유의 구성이 있지요. ^_^

      인카운터는 일단 '한 도시'만 다루기 때문에 시티 가이드랑 비슷한데 판형과 양은 대폭 줄여서 갖고 다니기가 편하구요, 기존의 론리 플래닛 트래블 가이드랑은 약간 편집이 다르답니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건 처음부터 끝까지 풀컬러라서 산뜻하니 보기가 편하다는 점이에요. 무엇보다 지역지도가 컬러로 되어 있어서 지도읽기가 한결 편해요. 그리고 '풀 아웃 지도!!' Pull Out으로 따로 떼어내서 갖고 다닐 수도 있는 '컬러'지도는 정말정말 편하더라구요. 지도를 따로 더 안사도 될 정도로 좋았어요. 그외에도 현지인들의 아주 짤막한 인터뷰 같은 걸 싣는다던지 해서 약간 차별화를 하려고 노력한 것도 보이더군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시티 가이드'의 축소판이기 때문에, 같은 도시를 다루는 파란색 시티 가이드보다는 '정보의 총량'은 확실히 적습니다. 지역정보는 충분하지만, 그 시티 가이드에서는 지역정보 이전에 그 동네의 역사와 문화를 비롯해 이런저런 '썰'들을 풀어내잖아요. 그 부분은 거의 간단히 요약만 하고 넘어간답니다.

      그래도 딱 1주일 정도만 한 도시에 머문다면, 개인적으로는 강력추천합니다. 시티 가이드까지 필요 없이 인카운터 시리즈 한권이면 정말 편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었어요. 인카운터 시리즈가 나오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현재 에디션으로는 가장 최신 정보가 실려있다는 장점도 있구요. (그 반대로 절대 사지말라고 뜯어 말리고 싶은 시리즈는 'Best of' 시리즈. 인카운터의 1/4도 안되는 정보량에, Pull Out도 안되는 축적낮은 지도 따위. 차라리 시티 가이드를 사세요!)

      음, 너무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그런데 어쨌거나 '쿠바'와 관련된 인카운터 시리즈는 나오질 않은 듯 싶어요. 파란색 일반 론리를 사셔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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