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뱅크 센터 샵에서 샀던 몰스킨 시티 노트북 런던.
아까워서 내용을 적지 못하고 있다.;;

 2008년 1월 9일부터 1월 23일까지 영국(정확히는 잉글랜드)에 홀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런던에 일주일 정도 있었고, 세인트 아이브스, 리버풀에도 머물렀구요. 첫 해외여행이었는데 기대한 만큼 즐겁게 잘 놀고 돌아왔었지요. 다녀온 직후부터 여행기를 적어야지 적어야지 생각만 하는 와중에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새 여행을 다녀온지 1달이 넘어가는 시점.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블로그를 새로 정비한 목적이기도 하니까 이제부터 슬슬 적어보겠습니다.
 이 여행기에 사용되는 모든 이미지는 제 Flickr에도 함께 올라갑니다. 모든 사진들에는 플리커로 통하는 링크가 걸려있고, 보다 큰 사이즈의 사진을 보고 싶다면 플리커로 가서 '모든 사이즈 보기'를 누르면 볼 수 있습니다.

 2-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딱히 여행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휴학을 처음 할 때만 해도 여행을 해야겠다는 목표의식같은 건 없었고, 그저 가더라도 일본정도나 다녀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뿐이었으니. 그런데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휴학생의 신분을 유지해오면서, 새롭게 만난 사람들로부터 정말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왜 여행을 안다니세요?' 혹은 '여행 가려고 휴학하셨나봐요?'였다. (물론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군대 안가세요?' 였다. -_-) 그리고 이어서 학창시절에 여행을 다녀오고 난 뒤 조금 변한 자신을 느끼게 되었다거나, 시야 같은 것이 많이 넓어졌다거나, 정말 좋은 추억이 되었다거나- 그밖에 많은 이유를 들어 여행을 권해주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돈이 없어서 못가요'라면서 별 생각없이 웃어넘겨버리곤 했었는데, 이런 대화가 한번 두번 반복 될 때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샌가 꼭 다녀와야겠다라는 결심으로 바뀌어 있었다. 글쎄, 그런데 언제 어디로 어떻게 떠날까. 하는 걱정이 더 크긴 했지만.

 그러다가 2007년 겨울부터 영국 문화원에 다니게 되었고, 그곳에서 과연 다른 어떤 곳에서 이런 사람들을 만날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특이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 자극을 받았던게 계기가 되어 마침내 11월 즈음 반은 충동적으로 여행을 가기로 결심했다. 행선지는 (막판까지 좀 고민을 하긴 했지만) 영국. 그리고 혼자 다녀오기로 했다. 마침 2008년 1월에는 한달간 일을 쉬는 기간이라 여행시기는 별 고민없이 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행가는 것을 결정하더라도 그 다음이 문제였다. 평생 비행기를 타본 경험이라곤 고교 때 제주도로 수학여행 갔을 때가 전부였건만 혼자서 유럽여행이라니, 여행 준비는 어떻게?

 본격적으로 여행 준비에 들어가기 전에 몇가지 원칙을 세웠다. 일단, 이번 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능한 한 혼자서 해보기로 했다. 조언을 받고, 도움을 받더라도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 만큼은 혼자서 하기로. 두번째로는혼자 여행한다는 장점을 살려서, 가능한 한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여행을 해보자라는 것이었다. 물론, 내가 남들은 잘 안가는 오지를 간 것도 아니었고, 그렇게 독창적인 여행이 될 여지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적어도 단체로 떠나는 유럽여행처럼 관광 포인트만 찍고 다니는 그런 여행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가능한 한 많이 걷고, 사람을 많이 만나고 싶었다. 이건 원칙이라기보단 희망사항이었고, 지금 돌이켜 봤을 때는 그렇게 성공적이었던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여행길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이 있어서, 그들과 함께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혼자서 하기로 했다지만, 사실 준비하는 과정 전체에 걸쳐 주변으로부터 수많은 도움과 조언을 받았다. 가장 먼저, 영국문화원에서 직접적으로 여행바람을 불어넣어주었던 ONE은 -유럽보다는 뉴질랜드나 호주쪽을 더 추천하긴 했지만- 나에게 일단 '다른 모든 여행 준비에 앞서, 비행기 티켓부터 가능한 한 싸게 구입하라'는 가장 중요한 조언을 해주었다. 영국에서 오랫동안 체류했거나 체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각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유용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1년간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2008년 11월말에 귀국한 J는 가장 따끈따끈한 여행 경험을 들려 주었고, 로밍을 포기한 내게 영국에서 사용할 핸드폰을 빌려주기도 했다. 이웃사촌(!) 까리님과 남편 김기사님은 여행에 동반할 디지털 카메라와 여행가방을 흔쾌히 빌려주셨다. 그밖에도 짧았던 유럽여행의 기억을 되살려 조언을 해준 많은 사람들. 정말 고마웠다. 그리고, 누구보다 내 여행을 반가워했던 사람은 영국에 머물고 있는 H였다. '여기 있는 동안 한국에서 놀러온 친구를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며 메신저와 이메일로 조언과 상담을 해주었다.

 (물론, 여행 결심을 밝혔을 때의 반응이 항상 긍정적이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군대나 가라'라며 장난섞인 반응과 함께, 영국만 가는 것이 아깝다며 '좀 더 많이 돌아다니는 게 어떻겠냐'고 지적해주는 사람도 많았다. 그중에서는 '네가 다시 이렇게 유럽여행을 갈 수 있을 것 같아? 최대한 많이 돌아다니고 와야지'라며 조언인지 악담인지 모를 말을 건넨 사람도 있었더랬다.)

2008/02/29 23:26 2008/02/2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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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lena 2008/03/01 07:31 Delete Reply

    군대 안가? 물어본 사람중에 하나는 나?ㅋㅋ

    어, 그래도 영국만 갔던게 집중할수 있어서 더 좋지 않았어?ㅎㅎ
    유럽 3개국 8개도시 10일간(이건 좀 오반가;;)
    뭐 이런 광고 보면
    난 그저 속으로 비웃는다고 ㅋㅋ
    그냥 그 도시 중앙역에 얼굴 도장 찍고가겠네~ 이러면서.

    자 앞으로 이어질 여행기를 기대하면서.
    그리고 수첩은 적으라고 있는거라네~~^^;;

    1. Re: # 달크로즈 2008/03/02 03:13 Delete

      음. 셀수없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사람? 하핫.
      나도 이제 가끔 아주 불쾌하게 건네는 경후만 빼놓고는 그냥 농담거리로 삼을 수 있는 일이니 신경쓰지 말길-

      유럽 3개국 8개도시 10일간...은 정말 힘들겠다. -_-;
      하지만 나는 한국 대학생 배낭여행객들이 흔히 취하는 방식인 '30일간 유럽일주' 같은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봐. 특히 '여러 번의 경험 중 한번'이 된다면 더욱.. 고생한 만큼 추억이 될테고.
      하지만 역시 나한테 맞는 방법은 아니라고 느꼈어.

      여행기는 틈내서 쓰다보니 자동적으로 분량조절이 되고 있는 듯;
      너무 잘게 조각이 나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일단 계속 써 봐야지.
      몰스킨 런던은 너무 아까워. ㅠ_ㅠ 보물단지처럼 모시고만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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